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슈퍼카 시장과 오너들의 성향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억대 슈퍼카를 소유한 부유층이 많지만, 슈퍼카를 바라보는 시각과 소비 방식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차량 사용 방식, 자동차 문화 등을 비교하며, 두 나라의 초호화 슈퍼카 시장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해보겠습니다.
1. 선호하는 슈퍼카 브랜드의 차이
한국과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각각 선호하는 브랜드에서부터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각 나라의 자동차 문화와 시장 환경, 소비자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1) 한국 – 유럽 브랜드 중심의 강한 브랜드 선호도
한국의 슈퍼카 시장은 유럽 브랜드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습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맥라렌,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의 브랜드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강렬한 디자인과 고성능을 자랑하는 모델들이 선호됩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슈퍼카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명성과 희소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정판 모델이나 스페셜 에디션 차량은 한국 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판매되며,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같은 하이퍼카급 모델들도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 슈퍼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면서, 리막 네베라, 페라리 296 GTB 같은 전동화 모델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2) 일본 – 자국 브랜드와 클래식카 선호
일본의 슈퍼카 시장은 한국과 달리 자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큽니다. 닛산 GT-R, 렉서스 LFA, 혼다 NSX 같은 일본산 슈퍼카들이 여전히 인기가 있으며, 일본 내에서는 외제 슈퍼카보다 국산 하이퍼카를 소유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일본에서도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유럽 브랜드 슈퍼카가 인기가 있지만, 한국만큼 강한 브랜드 선호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클래식카를 수집하거나, 자국 브랜드의 한정판 모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90년대의 토요타 수프라, 마쯔다 RX-7, 닛산 실비아 같은 모델을 복원하거나, 개조하여 소장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유럽 브랜드 중심의 화려한 슈퍼카를 선호하는 반면, 일본은 자국 브랜드와 클래식카, 그리고 희소성 높은 차량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2. 슈퍼카 활용 방식과 운전 문화의 차이
한국과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차량을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같은 슈퍼카라도 운행하는 목적과 운전 스타일이 다르며, 이는 각 나라의 자동차 문화와 도로 환경, 법규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1) 한국 – 과시형 소비와 도심 주행 중심
한국의 슈퍼카 오너들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따라서 도심의 주요 지역에서 슈퍼카를 운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청담동, 강남, 해운대 같은 부유층 밀집 지역에서 쉽게 목격됩니다. 슈퍼카를 타고 고급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을 방문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차량을 주차해 두고 사진을 찍거나 SNS에 공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슈퍼카를 소유한 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보유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슈퍼카들은 연간 주행거리가 5,000km 미만인 경우도 많으며, 유지·관리 상태가 매우 우수한 차량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공공 도로에서의 과속이나 급가속 등의 위험한 운전 습관이 종종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2) 일본 – 드라이빙 중심의 실용적 활용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차량을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는 슈퍼카 오너들이 함께 모여 장거리 투어링을 떠나거나, 와인딩 로드(산악도로) 드라이빙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하코네, 이로하자카, 오야마 스카이라인 같은 유명한 드라이빙 코스에서는 슈퍼카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카들이 경치를 즐기며 주행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자동차 개조(튜닝) 문화가 발달해 있어, 슈퍼카를 구매한 후 배기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차량 래핑을 하는 등 개인 맞춤형 튜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오너 개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슈퍼카가 많으며, 단순한 과시용이 아니라 ‘자신만의 드라이빙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일본에서는 서킷 주행을 즐기는 슈퍼카 오너들도 많습니다. 후지 스피드웨이, 스즈카 서킷 같은 유명한 레이싱 트랙에서 슈퍼카를 몰며 실력을 키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위해 차량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오너들도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슈퍼카 문화가 ‘도심에서의 주행’과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면, 일본은 ‘드라이빙의 재미’와 ‘개인화된 슈퍼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이를 보입니다.
3. 슈퍼카 커뮤니티와 오너 문화의 차이
한국과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차량을 소유한 이후에도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동합니다. 슈퍼카를 단순히 개인이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브랜드별 모임과 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오너 커뮤니티 문화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1) 한국 – 브랜드 중심의 VIP 모임과 폐쇄적인 커뮤니티
한국에서는 슈퍼카 브랜드별 공식 모임과 VIP 고객 전용 이벤트가 중심이 됩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주요 브랜드의 공식 딜러에서 운영하는 고객 전용 클럽이 있으며, 이를 통해 트랙 데이, 신차 시승 행사, 드라이빙 투어 등의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슈퍼카 오너들은 이러한 모임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같은 브랜드를 소유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슈퍼카 커뮤니티는 비교적 폐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정 조건(예: 동일 브랜드 차량 보유, 특정 모델 이상 소유 등)을 충족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SNS를 중심으로 슈퍼카 오너들이 소통하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비공식 모임이 많아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2) 일본 – 개방적인 동호회 문화와 서킷 중심의 모임
일본은 개방적인 슈퍼카 동호회 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브랜드에 관계없이 다양한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활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의 ‘다이콘슈 하이웨이 모임’이나 오사카의 ‘미도스지 슈퍼카 미팅’ 같은 모임은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스포츠카 및 슈퍼카 오너들이 함께 모여 자유롭게 소통합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트랙 주행을 즐기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후지 스피드웨이, 스즈카 서킷, 모테기 서킷 같은 유명한 레이싱 트랙에서는 주기적으로 슈퍼카 모임과 타임 어택 이벤트가 열리며, 오너들이 직접 자신의 차량을 트랙에서 테스트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하거나, 차량을 트랙 주행에 맞게 튜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슈퍼카 커뮤니티는 브랜드보다는 ‘드라이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의 커뮤니티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VIP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 같은 슈퍼카, 다른 문화
한국과 일본은 모두 슈퍼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나라지만, 슈퍼카를 바라보는 시각과 활용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유럽 브랜드 중심의 화려한 슈퍼카를 선호하며, 슈퍼카를 ‘성공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에 따라, 도심 주행과 브랜드 중심의 VIP 네트워크가 발달한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일본은 자국 브랜드의 슈퍼카와 클래식 모델을 선호하며, ‘운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본의 슈퍼카 오너들은 와인딩 로드 드라이빙과 서킷 주행을 즐기며,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는 개방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슈퍼카라도 한국에서는 럭셔리한 이미지와 사회적 지위를 강조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실질적인 드라이빙 경험과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으로도 각 나라의 자동차 문화와 소비 패턴에 따라 더욱 뚜렷하게 구분될 것으로 보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슈퍼카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