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주거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차박이나 캠핑이라는 개념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집이라는 거주공간대신 자동차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이들이 새로운 주거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취향이나 낭만적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부담과 주거 환경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생존 방식이기도 합니다. 도심의 높은 월세, 불안정한 고용 구조,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요인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자동차를 하나의 주거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카푸어라는 단어가 생기는 등의 안 좋은 인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배경과 현실, 사회적 시선, 그리고 이들이 마주하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차에서 살아간다는 선택의 배경
자동차를 주거 공간으로 삼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단순한 취미나 자유로운 여행이 아닌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급격하게 오른 월세와 전세 가격, 불안정한 고용 구조 등으로 인해 내 집마련의 꿈을 이루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차량을 하나의 주거 수단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는 선택이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을 집으로 사용하면 일정한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고, 급하게 이동해야 할 때의 유연함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론 주차 문제, 위생 시설의 부재, 추위나 더위에 대한 대비 같은 현실적인 불편도 크지만, 그보다 당장 머물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차량이 마지막 피난처가 됩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확산되며, 거주지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희미해진 것도 이러한 생활 방식을 가속화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차량에서의 삶은 여전히 낯설고 불안정하지만, 그것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이유와 맥락이 존재합니다.
차량 주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따가운 게 현실입니다. 많은 이들이 차량 주거를 단순히 무책임한 선택이나 게으른 삶의 방식으로 오해하기도 하며, 일부는 불법 주차나 도시 미관 문제로 연결해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차량을 주거로 삼는 이들 중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일부는 경제적 한계나 복잡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런 삶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가를 유지할 만큼의 소득이 부족하거나,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상태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부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생활방식을 추구하며,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으로 차량을 택하기도 합니다. 사회는 이런 다양한 사연과 배경을 이해하기보다는 표면적인 모습에만 주목해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에서의 생활은 분명 기존 주거의 틀에서 벗어난 방식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비정상적이거나 무책임한 선택으로 여겨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다양해진 삶의 방식 중 하나로 바라보고, 제도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쩌면 저희가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음에도 벌이에 맞지 않는 급의 차를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게 아닐까요?
차량 주거가 보여주는 주거의 새로운 가능성
차량을 주거 공간으로 삼는 삶은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기존 주거 개념의 한계를 드러내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집을 고정된 공간, 벽과 지붕이 있는 건물로만 정의해 왔지만, 현대 사회의 변화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점차 흔들고 있습니다. 이동성이 보장되면서도 개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량 주거는 새로운 형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징합니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나 프리랜서처럼 물리적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직업군에게 차량은 업무와 휴식, 이동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차량이 완벽한 주거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주차 공간 확보, 공공시설 이용권 확대, 에너지 문제 해결 등이 뒷받침되어야 실질적인 삶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며, 무엇보다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함께 만들어질 때 비로소 차량 주거는 낭만이 아닌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차량 주거는 단지 임시방편이 아니라, 새로운 주거 철학을 향한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헤쳐나갈 문제점들이 많긴 하지만요.
자동차 안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삶
차량을 주거로 삼는 삶은 불안정하고 낯선 선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이유와 지속 가능한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주거비 상승, 사회적 고립, 일자리 불안정 등 복합적인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자동차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스스로의 삶을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불편함도 많고 제도적 사각지대도 존재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차량 주거를 단순한 예외적 상황이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